미래 전장을 연결하는 우리 군의 핵심 신경망 - THE SSEN LIG

Power Interview

기존 음성 위주의 아날로그 방식에서 탈피해 데이터 통신과 음성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차기 무전기 체계개발 사업이 완료됐다. 국방과학연구소가 주관하고 LIG넥스원이 개발한 TMMR(Tactical Multiband Multirole Radio)은 지휘통제체계 통합운영과 육·해·공 합동작전이 가능한 다대역, 다채널, 다기능 네트워크 무전기로 완성됐다.

다대역, 다채널, 다기능을 갖춘 네트워크 무전기

우리 군은 1990년대 개발된 아날로그 방식의 무전기를 운용해왔다. 그러나 미래 전장환경은 네트워크로 부대를 연결해 정보를 공유하고 효율적인 지휘통제를 통해 전투력을 향상시키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데이터와 통신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차기 무전기에 대한 소요가 제기됐다.

기존에 여단 및 대대급 이하 제대에서 사용하는 PRC-999K나 PRC-950K 등의 아날로그 무전기는 주파수 대역별로 독립적인 통신 방식을 사용했기 때문에 용도별로 무전기를 여러 대 운용해야 했다. 주로 음성 통신 위주로 운용됐고 데이터 통신은 제한적으로 가능했기 때문에 지휘통제체계, 타격체계, 감시정찰체계와의 통합작전운용에 제약이 많았다.

다대역_ TMMR은 소프트웨어 무선 기술 SDR(Soft-ware Defined Radio)을 활용해 여러 대의 무전기를 한 대의 무전기로 통합하고, 목적에 따라 대역과 웨이브폼(파형)을 선택적으로 운용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 HF(단파) 대역의 장거리 통신에 사용되는 PRC-950K, VRC-950K 계열 무전기, VHF(초단파) 대역의 전술지휘통신, 해상통신, 근접항공지원, 항공 트래픽 제어에 사용되는 PRC-999K, VRC-94xK 계열 무전기, UHF(극초단파) 대역인 공지통신에 사용되는 ARC-232 무전기를 TMMR 한 대로 운용할 수 있도록 다대역을 지원한다.

다채널_ TMMR은 기존 무전기처럼 하나의 채널을 통해 통신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휴대형, 차량형, 헬기형, 함정형, 고정형 등 형상에 따라 2~4채널까지 동시에 통신할 수 있는 다채널 기능도 갖추고 있으며, 다중 웨이브폼을 탑재해 하드웨어 변경없이 다양한 주파수 대역을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발했다.

다기능_ 또한, IP 기반의 네트워크 무전기로 음성과 데이터를 동시에 주고받을 수 있으며 별도의 중계 기반 시설 없이도 네트워크를 구성할 수 있는 Ad-hoc 기능, 자동 위치보고, 무선랜 접속기능, 자동 중계, 다른 주파수와 자유롭게 통신이 가능한 Cross Banding 기능 등 우리 군에 필요한 다양한 기능을 갖추고 있다. 향후 군 작전 운용개념이 변화해도 대응할 수 있도록 웨이브폼과 기능을 추가할 수 있는 구조로 개발했다.

TMMR의 운영개념

軍 전력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통신망

미래전은 정보통신, 센서, 유도항법 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적보다 먼저 보고, 먼저 결심하고, 먼저 타격해야 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시간전, 속도전의 양상으로 발전하고 있다. 초고속, 대용량으로 정보를 주고받는 네트워크 중심 작전환경이 조성되고 지휘통제, 감시정찰, 정밀타격이 결합된 복합무기체계 운용이 보편화 될 것이다.
TMMR은 네트워크 중심 작전환경에서 무기체계들을 연결하는 핵심 신경망 역할을 담당하게 될 전투 무선체계이다. TMMR이 전력화를 완료하면 일반 보병부터 차량, 지휘소, 항공기, 함정, 비행기지 등 다양한 제대에서 운용하게 된다. 미래 전장의 복합무기체계들과 자동으로 연동될 뿐만 아니라 정보 전달의 적시성과 신뢰성을 보장해 전투력 향상에 크게 기여하고, 다양한 형태의 지휘·전술체계 통합 운영을 통해 육·해·공을 아우르는 합동작전이 가능하게 될 것이다.
SDR 기술이 적용된 무전기는 현재 미국이나 유럽, 이스라엘 같은 군사 선진국만이 개발에 성공해 전력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LIG넥스원은 현재도 군의 주력 무전기로 사용되고 있는 PRC-999K를 개발하면서 축적한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 연구개발을 통해 기반기술을 확보했고 모듈과 부품도 국내에서 생산한다. TMMR은 2007년부터 탐색 개발에 착수해 2018년 체계 개발을 완료했고 2025년까지 전력화를 통해 육·해·공군에 보급될 예정이다.
TMMR은 향후 우리 군이 추진하는 4차 산업혁명 기술과 결합한 미래 워리어 플랫폼, 드론봇 전투체계, AI에 기반을 둔 초연결 지상전투체계(Army Tiger 4.0) 등 미래형 전투체계 구축에 있어서도 중추적인 통신체계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자주국방의 초석을
놓는 마음으로

LIG넥스원 김학기 팀장(C4I사업부)

김학기 팀장은 지휘·사격통제 분야 연구 개발을 담당하며 BTCS, 신자주포/ MLRS BTCS, 전술 C4I, 장갑차 사업과 철매-II 교전통제체계를 개발했다. 이후에는 연구혁신팀과 원가혁신팀, 사업기획팀을 거치며 n-PASS 개발과 전사 사업관리를 맡아 회사의 시스템 구축에 크게 기여했다. 2007년부터 탐색 개발을 시작해 2018년에 체계개발을 완료하기까지 10여 년의 시간이 걸린 TMMR 사업은 어떤 의미로 다가올까?

“전쟁에서 통신수단은 사람으로 치면 세포를 연결하는 신경망 같은 존재입니다. 무기체계를 아무리 국산 기술로 개발해도 연결하는 무전기가 외국 제품이면 우리 군의 작전 운용이 노출될 수도 있습니다. 한 번 기술을 의존하면 영원히 종속될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에 무전기만큼은 무슨 일이 있어도 국내에서 만들어야 한다는 일념으로 연구개발에 임했습니다.”

LIG넥스원은 아직도 군의 주력 무전기로 운용되는 PRC-999K를 만들었던 경험과 노하우를 동원해 IP 기반으로 동작하는 네트워크 무전기를 개발했다. 주파수 대역 별로 다른 무전기를 사용해야 했던 불편함을 개선하기 위해 소프트웨어로 주파수 대역을 조정할 수 있는 SDR기반 전투용 무선통신체계를 만든 것이다.

“예전에는 통신병이 대역별로 다른 무전기를 모두 가지고 움직였는데 무게가 80kg도 넘었어요. TMMR은 1대로 6대 역할을 수행할 수 있게 만드는 게 핵심이었습니다. 우리가 파워포인트나 워드프로세서 같은 프로그램을 하나의 PC에서 사용하는 개념이랑 유사합니다. 하나의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를 여러 개 돌리는 것처럼 무전기 한 대로 다양한 주파수 대역을 커버하고 음성은 물론 대용량 데이터까지 고속으로 주고받을 수 있는 다대역·다채널·다기능 무전기가 TMMR입니다.”

모든 무기체계 개발 과정이 난관에 봉착하지만 TMMR 사업은 유독 부침이 심했다. 기술적인 어려움도 컸지만 수십차례 이어진 전문가 기술 검토와 작전요구성능(ROC) 변경, 과도한 행정기간 소요와 함께 사업기간도 계속 지연됐다. 하지만 가장 힘들었던 것은 사업에 대한 고객의 불신과 외국 경쟁사의 방해공작이었다.
그러나 TMMR 사업팀과 개발 연구원들은 하나로 똘똘 뭉쳐서 적극적으로 대응했고, 국방과학연구소 TMMR 개발팀과 관련 협력사들은 흔들리지 않고 LIG넥스원에 신뢰를 보내주었다. 더 이상의 사업지연은 안된다는 마음으로 모두가 혼연일체가 되어 체계개발 납품과 지체상환금 최소화, 선행연구 통과, 초도 양산 사업화 결정까지 많은 난관을 극복할 수 있었다.

“영하 30도로 떨어지는 혹한기와 40도 가까이 오르는 혹서기에도 험준한 산악 지형을 오르내리며 각종 통신시험을 진행하고 연구개발에 헌신한 연구원들에게 감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몸이 힘든 것은 당연하고 마음이 힘들 때가 많았을 텐데 우리 손으로 자주국방의 초석을 놓는다는 사명감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초도 양산을 거쳐 2025년까지 전력화될 TMMR은 새로운 웨이브폼인 NNW(Narrow Network Waveform)과 소형 경령화 개발도 남겨두고 있다. PRC-999K 무전기를 수출했던 경험을 토대로 해외 수출을 위한 프로모션도 시작했고 뛰어난 성능과 가격경쟁력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국가들도 있다.

“TMMR은 우리 군을 유기적으로 움직일 수 있게 하는 신경망입니다. 산악지형이 많고 망 간섭이 심한 국내 통신운용환경에서 입증한 성능으로 해외 수출 가능성도 타진하고 있습니다. 남아 있는 개발도 사업팀과 개발팀이 지금처럼 한마음으로 헤쳐 나갈 것입니다. 또한 전력화 완료 이후, 새로운 차기버전 TMMR도 기획하면서 우리 군의 완벽한 무선 통신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