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욱 강력하고 스마트해진 바다의 추적자 - THE SSEN LIG

LIG넥스원 해양2연구소. 2팀 전준호 수석연구원(왼쪽), 이대현 PM

Power Interview

중어뢰 백상어, 경어뢰 청상어, 어뢰와 유도로켓을 결합한 홍상어까지 개발/양산하면서 수중유도무기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축적해온 LIG넥스원은 백상어의 뒤를 잇는 차기 중어뢰 연구 개발에 착수해 ‘중어뢰-II’를 개발 완료하고 사업 종료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개발에 참여한 연구진들을 만나 개발 과정에 얽힌 이야기들을 들어봤다.

선유도 방식으로 개발된 중어뢰-II

백상어의 후속인 차기 중어뢰 연구개발 사업은 2009년에 탐색개발을 시작해 2018년 6월, 운용 시험평가를 완료했다. 발사 후 망각(Fire and Forget) 방식을 채택한 백상어는 발사 후 어뢰 자체의 음향 탐지 기능에 의존하기 때문에 회피 기동을 하는 함정과 원거리의 적함을 추적하는데 한계가 있고 기만기에 취약한 단점이 있었다. ‘중어뢰-II’로 명명된 차기 중어뢰는 속도가 빠른 수상함과 잠수함을 추적하고 발전된 어뢰 대항기능에 대응하기 위해 선(線)유도 방식으로 개발됐다.
선유도 방식의 어뢰는 잠수함의 전투체계와 통신선(Wire)으로 연결돼 유도 명령과 통제를 받는다. 표적 탐지가 어려운 수중 환경에서는 원거리에서 아군 잠수함의 소나를 이용하여 표적을 탐지·추적하고 어뢰를 발사하며, 어뢰가 표적 근처로 유도된 후 어뢰 자체 소나를 이용해 표적을 탐지·추적하도록 한다. 표적함이 기만기를 사출하거나 회피 기동을 하더라도 발사함의 통제로 침로를 변경해 추적할 수 있어 명중률이 높다. 잠수함에서 운용되는 대부분의 최신 어뢰는 선유도 방식을 채택하고 있으며 가볍고 얇은 광섬유 케이블로 모함으로부터 유도, 통제명령을 받아 운용된다.
중어뢰-II는 백상어에 비해 월등히 길어진 사거리와 빨라진 속도로 아군 잠수함의 작전 범위를 확대할 수 있게 됐다.

발전된 기술로 항적까지 추적한다

중어뢰-II 운용개념

중어뢰-II는 장보고-II/III급 잠수함 전투체계와 연동해 운용된다. 방사소음을 통해 적함으로 추정되는 물체를 탐지하면 잠수함 전투체계에서 어뢰 공격계획을 수립하고 경로점을 설정한다. 유도명령과 발사명령을 전송하면 주행 절차에 따라 어뢰가 발사관을 이탈한다. 안전거리를 벗어나면 근접 자기센서를 작동하고 능동/수동 음향탐지방식으로 표적 탐지와 추적을 시작한다. 발사함과 통신을 주고받으며 적함과 기만기를 식별해 긴급 회피 기동을 할 수 있고 공격 침로를 변경해 자항식 기만기에도 대응할 수 있다. 중어뢰-II는 항적(수상함이 기동하면 발생하는 기포)을 탐지하고 추적할 수 있는 기능도 갖추고 있다. 표적에 가까이 접근하면 근접 자기센서가 감응하고 신관을 작동시켜 폭발한다. 탄두는 수중에서의 위력이 증대된 화약 조성을 개발, 적용하여 탄두의 위력을 백상어 보다 크게 향상시켰다.
표적탐지부는 주파수 범위가 넓은 광대역 음향센서를 탑재해 탐지능력을 강화했고 유도조종장치는 발사함과 통신 및 유선유도를 위한 정밀 고속 실시간 데이터 처리가 가능하도록 개발됐다. 물고기의 지느러미에 해당하는 구동장치는 늘어난 길이와 중량을 감당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전지부는 대용량, 고출력 2차전지를 적용하여 고속/고출력 전동기를 위한 충분한 전력을 공급하게 하였으며, 음향수조시험, 전동기 부하시험 등 육상시험기법을 다양하게 적용해 전체 개발비를 절감했다.

독보적인 수중유도무기 개발 역량

‘중어뢰-II’ 사업 종료 기념행사

지난 3월 8일 판교하우스 중회의실에서는 연구기획팀 주최로 이대현 PM 외 53명의 연구개발 참여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중어뢰-II’ 사업 종료 기념행사가 열렸다. 강동석 연구개발본부장은 인사말을 통해 개발 과정에서 연구원들의 고생이 특히 많았다면서 노고를 치하하고 소요군으로부터 잘 만들어줘서 고맙다는 인사를 받을 만큼 성과를 인정받고 있으니 자부심을 갖자는 메시지를 전했다. 이후 중어뢰-II 사업 관련 동영상 시청과 개발 과정의 성공/실패 사례를 공유하고 사업종료 기념품 수여와 기념촬영을 끝으로 행사가 마무리됐다. 보통 사업이 끝나고 나면 바로 다음 사업에 들어가기 때문에 좀처럼 한 자리에 모이기 힘들었던 연구개발 참여자들은 자리를 마련해줘서 고맙다는 소감을 전했다.
중어뢰-II는 제조성숙도 평가를 통과해 양산이 결정되면서 LIG넥스원의 수중유도무기 역량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향후 이어질 청상어 성능개량 사업, 요격어뢰 체계개발, 초공동어뢰 연구에서도 좋은 성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 백상어부터
    중어뢰-II까지
    역사를 만들다

    LIG넥스원 해양2연구소. 2팀 중어뢰-II PM 이대현 수석연구원

    1995년에 입사해 백상어 체계 개발 전 과정에 참여했는데 차기 중어뢰 사업 PM까지 맡아 양산에 이르게 돼서 감개무량합니다. 개발 단계에서 통상 명칭은 백상어 후속으로 범상어라고 알려졌지만 현재는 중어뢰-II로 불리고 있으며 소요군과 관련 기관에서 이름을 공모하고 있습니다.
    어뢰는 수중 환경에서 시험을 진행하다 보니 개발 과정에서 어려운 일도 많았고 우여곡절을 많이 겪었습니다. 시험은 많이 하면 할수록 다양한 시나리오 별로 개발이 가능해 전력화 이후에 발생할 수 있는 문제도 해결할 수 있지만 정해진 사업 기간과 예산 안에서 움직여야 해서 함께 한 연구원들이 정말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선진국은 어뢰 전용 시험장을 갖추고 있어서 시험 환경이 좋을 뿐만 아니라 어뢰 개발에 필요한 데이터들을 확보하기가 용이합니다. 국내는 전용 시험장 없이 바다에서 시험을 진행했는데 수심이 충분히 깊지 않고 선박 통행량이 많다 보니 시험 환경이 열악했습니다. 해상에서 선박에 의한 방사 노이즈로 인하여 어뢰 개발에 아주 중요한 음향 환경에 불완전요소가 많아 잠수함이나 수상함 고유의 소음 탐지가 어려웠습니다.
    정부 주도 사업이다 보니 개발 과정에서 국방과학연구소나 방위사업청과 문제가 발생할 때 그동안 좋은 관계를 구축해 온 선후배님들의 도움을 받아서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서 도움을 주신 분들에게 감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국내 수중유도무기 시장은 파이가 작고 열악한데 경쟁이 심해지다 보니 관련 업체들의 자생력이 떨어지고 저가수주 같은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전문 분야를 살려 특성화하고 공동개발의 기회를 만들어간다면 국가경쟁력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 LIG넥스원
    수중유도무기 역량의
    결정체

    LIG넥스원 해양2연구소. 2팀 전준호 수석연구원

    먼저 중어뢰-II 체계개발에 참여한 모든 분들에게 감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특히 연간 출장 120박 이상을 매년 찍을 정도로 고생한 연구원도 있고, 인원이 부족하다 보니 경험도 없는데 선배가 제대로 봐주지도 못하고 혼자서 장비 하나를 책임져야 했습니다. 맨땅에 부딪히는 심정으로 시행착오를 거쳐서 개발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는 등 모든 연구원이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시험을 위해 바다 위에 나가면 배멀미에 시달리면서 시험을 진행했고, 회사 보다 국방과학연구소에 더 오래 있다 보니 LIG넥스원 직원인지 국방과학연구소 직원인지 모르겠다는 웃지못할 농담을 주고받으며 함께 만들어낸 성과입니다.
    중어뢰-II는 LIG넥스원 수중유도무기 역량을 결집시켜 완성한 우수한 무기체계로 해외 유사무기와 견주어도 손색없는 성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개발 과정에는 수많은 협력업체들이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양산으로 인한 경제적 효과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양산을 위한 이관작업도 잘 마무리할 수 있게 준비하겠습니다.
    백상어, 청상어, 홍상어 개발 과정에서 축적한 수중유도무기 관련 노하우는 앞으로 이어질 청상어 성능개량 사업 수주를 위한 든든한 자산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적 어뢰를 요격할 수 있는 요격어뢰, 시속 200노트 이상의 속력을 내는 초공동어뢰 등 미래의 수중유도무기 소요에 대비한 개념 연구도 지속적으로 해 나갈 계획입니다.
    오랜 시간 집을 비우는 일이 잦으니 가족들은 당연히 불만이 있을 수밖에 없지만 이해를 해주었기 때문에 연구개발에 몰입할 수 있었습니다. 아무 것도 모르던 아이도 어느새 훌쩍 커서 몇년 전에는 아빠가 무기를 만들고 있다는 걸 알고 학교에서 하는 직업 설명회에 와줄 수 있냐고 부탁하더라고요.
    아쉽게도 선생님이나 여학생들이 별로 관심이 없어서 무산 됐지만 뿌듯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