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 어뢰 공격으로부터 해군 함정을 지키는 대응책 - THE SSEN LIG

왼쪽부터 최환 선임연구원, 양재혁 매니저, 허준혁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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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정에 가장 큰 위협이 되는 어뢰, 그리고 어뢰에 대항하기 위한 어뢰대항책은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며 끊임없이 진화해왔다. 이번 호에서는 오랜 세월 동안 어뢰로부터 우리 함정을 지켜온 LIG넥스원의 어뢰음향대항체계, TACM을 소개한다.

어뢰음향대항책의 개념

어뢰음향대항책, 창과 방패의 관계

현대의 어뢰는 표적을 자체적으로 분석 · 추적하여 타격하는 능동적인 무기체계로 발전하고 있다. 어뢰대항책은 적 수상함이나 잠수함이 음탐기를 이용해 표적을 탐색 · 식별하고 적의 어뢰가 공격을 성공적으로 수행하지 못하도록 하는 제반 대항책을 말한다.
특히 기만기는 수동 및 능동 탐지 소나를 부착한 어뢰에 대응하는 어뢰대항책으로 예인형 기만기와 소모형 기만기로 구분된다. 소모형 기만기는 다시 부유식 기반기와 자항식 기만기로 분류되며 다양한 전술적 요구에 맞게 운용될 수 있도록 성능 개량이 이뤄지고 있다.

TACM 운용 단계

20년 동안 개량을 거듭해 온 TACM

수상함, 잠수함에 탑재되는 어뢰음향대항체계(TACM, Torpedo Acoustic Counter Measure)는 자함으로 공격해오는 적 어뢰를 조기에 탐지·경보하고, 기만기 투하를 통해 음향신호로 어뢰를 교란 및 기만하여 자함을 보호하는 장비이다. TACM은 통제콘솔, 예인센서, 발사통제기, 좌·우현 발사대, 수상함용 기만기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TACM은 국내에서 함정 탑재체계로 개발된 최초의 장비로, 2000년에 최초로 전력화 된 이후 구축함, 호위함 등에 배치·운용되면서 양산과 개량을 거듭해왔다. 우리 군은 일부 함정에 TACM을 장착하여 어뢰의 위협에 대응하고 있고 천안함 폭침사건 이후 어뢰음향대항체계를 장착한 함정을 확대하고 있다.
“다양한 함정에 TACM을 탑재하기 위한 사업들이 지속적으로 추진되어 왔습니다. 2006년부터 2012년까지는 국산 선체고정형음탐기체계 연동을 위해서 TACM을 개량했고, 2010년 천안함 폭침 사건이 발생하면서 긴급 소요사업으로 초계함에 TACM을 탑재하기 위한 개발과 양산에 들어가서 2년만에 전력화를 완료했습니다. 기뢰부설함 구축함용 등 아직 추진중인 사업들도 많이 있습니다.” (양재혁 매니저)
어뢰와 잠수함을 탐지하는 기술적인 배경은 음탐기체계와 동일하지만 TACM은 선체고정형음탐기, 예인음탐기 등 여러 음탐체계들을 범용적으로 사용하는 일종의 어뢰 특화형 음탐기체계이다. 여러 음탐기체계 및 센서들을 사용해 어뢰를 감지하는 TACM은 부유식 기만기와 자항식 기만기를 운용한다. 어뢰를 탐지하면 경보를 발령하고 기만기를 발사해 음향으로 어뢰를 교란하고 자함을 보호한다. TACM은 콘솔 자체적으로 기만기를 제어하고 발사통제권한을 갖는 독립모드, 비상 시 발사통제기를 통해 발 빠른 기만대응이 가능한 비상모드를 지원하고 있으며, 차기호위함용 TACM에는 함정 전투체계와의 연동을 통해서 좀 더 체계적으로 어뢰를 대항할 수 있는 통합모드가 추가 되었다. TACM은 지난 20년간 지속적인 개량을 통해 구형 함정부터 신형 함정까지 다양한 모습과 형태로 장착이 가능하게 됐다.

TACM 운용 단계

수중유도분야 최초, 업체 주관개발 ‘자항식 기만기’

TACM의 중추가 되는 자항식 기만기는 수중유도무기 분야 최초로 업체 주관사업으로 개발됐다. 자항식 기만기는 자함으로 공격해오는 고도 정밀 음향어뢰 공격에서 스스로 항주하며 기만 대응함으로써 자함의 생존성을 향상시켰다. 잠수함과 수상함에 탑재되며 기존 부유식 기만기와 복합운용이 가능하다. 자항식 기만기는 적 어뢰의 주행시간 동안 지속적으로 주행하며 가상 표적을 제공한다. 특히 LIG넥스원이 개발한 잠수용 자항식 기만기는 세계 최초로 적 수상함의 함소나에 대해서도 기만이 가능하다.
“자항식 기만기는 LIG넥스원만이 가진 독보적인 체계이자 TACM의 강점입니다. 입수 지연시간이 짧아 기존의 부유식 기만기보다 근거리 어뢰를 대응하기 효율적이며, 낙하지점에 가만히 있는 부유식 기만기와는 다르게 물속에서 계속 움직이기 때문에 음향신호 전달 범위가 넓어서 효과적인 어뢰 대응이 가능합니다. LIG넥스원은 청상어, 백상어, 홍상어 등 다양한 수중유도무기 체계 개발 경험과 소나 기술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자항식 기만기도 성공적으로 개발, 양산할 수 있었습니다. 다양한 유사사업을 해봤기 때문에 구형 TACM 뼈대는 그대로 활용하면서 기존에 사용할 수 있는 부분을 재사용하고 개발부터 양산에 이르기까지 숙련된 현장 작업자들이 그대로 투입되면서 연속되는 사업과 소요군의 긴급 요청에도 발빠르게 대응이 가능했습니다.” (허준혁 선임연구원)
수상함용 기만기는 기본적으로 수동모드로 운용되는데 함정 방사소음보다 훨씬 높은 백색잡음(White Noise)을 기만신호로 송신하여 어뢰가 자함의 추진 소음을 들을 수 없도록 한다. 잠수함용 기만기는 적어뢰 음향신호 및 함소나 신호를 탐지하고 잠수함에서 내는 신호와 동일한 음향신호를 발생하여 적 어뢰 및 함소나를 기만한다.

  • 수상함용 자항식기만기
  • 잠수함용 자항식기만기

대한민국 해군의 함정은 TACM이 지킨다

오랜 세월동안 다양한 개발과 양산, 전력화를 수행하는 사업이다 보니 LIG넥스원에서도 TACM 관련 업무를 한 번쯤 거쳐간 연구원들과 현장 작업자, 사업부 담당자들이 많다.
“저는 입사해서 TACM만 7년째 하고 있는데 20년이 넘는 세월동안 이어온 사업을 물려 받은 셈입니다. 긴급소요 때 사업부, 연구소, 공장이 하나가 되어 기간 내에 마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고 피땀 흘려가며 개발과 양산 안정화까지 수행할 수 있었습니다. 어려운 환경에서 개발에 임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고 싶습니다.”(양재혁 매니저)
최환 선임연구원은 입사 후 맡은 첫 업무가 초계함에 TACM을 탑재하는 긴급 소요사업이었다. 허준혁 선임연구원은 자항식 기만기 초도 양산에 참여하면서 한층 더 성장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TACM은 서로 연동해야 할 장비들이 많습니다. 구형 함정을 개조해 발사대를 설치하고 발사할 때까지 체계 연동을 마쳐야 해서 여러모로 어려웠습니다. 그래도 선배들과 현장작업자, 그리고 판교연구소와 사업부서에서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서 문제없이 시운전을 마칠 수 있었죠. 천안함 피격 사건으로 굉장히 안타까운 마음이 있었기에 더 몰입해서 개발할 수 있었습니다.” (최환 선임연구원)
“자항식 기만기 초도 양산 단계부터 참여했는데, 전력화가 될 수 있을지 걱정하며 개발에 임했습니다. 하지만 개발자분들이 2년간 동고동락하며 설계변경을 지원해주고 선배들의 오랜 시간 수중무기 분야의 축적된 노하우 덕분에 전력화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았고, 기만기 사업을 통해 정말 많이 배울 수 있었습니다. 적 어뢰 공격 시 기만기의 정상 작동여부에 따라 함정에 탑승한 인원들의 생사가 결정된다고 생각하니 더욱 사명감을 가지고 임할 수 있었습니다.”(허준혁 선임연구원)
초계함, 구축함, 형태도 목적도 다른 다양한 함정이지만 어떤 형태로든 LIG넥스원의 TACM이 실려 있다. 우리 해역을 지키는 해군의 함정, 그리고 해군의 함정을 지키는 TACM이 있는 이상, 다시는 천안함의 비극이 반복되지 않을 것이다.